혁신

“기술 견줄만하지만 설비는 아직 일본산 의존”

이남은 2019. 8. 12. 00:04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로 우리 산업계의 기술 독립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충전 후 재사용)와 분리막(LiBS)사업은 극일(克日)의 가능성과 현실의 문제를 동시에 보여준다. SK는 일본이 독점하던 이들 사업에서 핵심 소재·부품을 차례로 국산화해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만 이들 제품을 생산할 설비는 여전히 일본산에 의존하고 있다. 국산은 언감생심, 해외에서 대체품을 찾아야 할 경우 신·증설 등 ‘사업 비전’에까지 다소 차질이 우려된다.

분리막 생산을 총괄하는 이수행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증평공장장(상무·사진)은 “일제 설비를 다변화할 수 있으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SK 기술력은.“일본 아사히카세이, 도레이에 이어 세 번째로 개발했다. 지금은 도레이도 우리가 2007년 개발한 ‘축차연신’ 방식을 쓴다. 이달 가동을 시작한 12∼13호기는 제품 폭을 늘리는 한편 생산 속도를 올리고 포장·물류를 자동화해 전체적으로 40% 정도 효율이 높아졌다. 포장·물류 자동화는 세계 최초다.”

-시장에 SK가 가세한 영향은.“2005년 1호기가 상업가동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일본 제품밖에 없었다. 단가가 1㎡당 4000원. SK가 생산한 뒤 2300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금은 800∼900원 선이다.”-일본산 설비 비중은.“분리막 생산 메인 설비가 200억원 정도 한다. 여기서 90%가 일본산이다. ‘세라믹 코팅막(CCS)’ 라인은 일본 외에 대안이 없다.”

-국산은 아직 힘든가.“폴더블폰용 필름인 ‘플렉서블 커버 윈도(FCW)’ 라인에 국산 품질검사기를 적용한 적 있다. 차근차근히라도 가야겠다는 전략적 판단에서였다. 그런데 회사가 부도나 AS 받을 길이 끊겼다. 공동개발을 타진하면 다른 회사 도면을 가져오는 업체도 있다. (현장에선) 엄두가 안 나는 게 사실이다.”-AS 수요가 많은가.“일본은 소모품조차 몹시 비싸게 부른다. 반제품을 늘릴 때 잡는 클립만 해도 세트당 8억∼10억원을 요구한다. 그래서 분리막은 AS 기술까지 확보했다.”

-한·일 갈등이 계속 악화하면.“준비 중이다. 다변화는 할 수 있다. 원래 이쪽 설비는 유럽이 원조였고 일본이 보다 싸고 유지하기 쉽게 개발했다. 기본 설비를 어떻게 개조하느냐와 운용 노하우에서 경쟁력이 갈린다. 유럽 것을 채택할 수 있는데, 개조와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해질 것이다. 전체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다.”

(세계일보 8월 7일자)

소견) 분리막 생산 메인 설비가 200억원 정도 하며 90%가 일본산이다. ‘세라믹 코팅막(CCS)’ 라인은 일본 외에 대안이 없다고 하지만 기술은 안되는 것이 없다. 다만 시간이 걸릴뿐이니 국산화 도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