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사장님은 일 많아 지옥, 알바는 일 없어 지옥

이남은 2020. 2. 1. 00:34

서울 성동구 한 빵집에서 야간 ‘알바’로 일하던 20대 김모 씨는 최근 점주에게서 “그만 나와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장사가 너무 안돼 사람을 쓰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앞으로는 점주 남편이 퇴근 후 가게에 와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김씨는 그동안 매일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빵집을 지켰다. ‘묶음 할인’ 상품을 사러 들르는 일부를 제외하면 손님이 거의 없어 몸이 편했다. 그는 “친구들이 다 부러워하던 ‘꿀 알바’ 자리를 잃게 돼 아쉽다”고 했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은 최근 자영업자들에게 알바 고용을 권하는 내용의 방송 광고를 내보냈다. ‘사장님’이 주방, 서빙, 배달, 청소 일을 혼자 다 하느라 어쩔 줄 모를 때 젊은 ‘알바’가 등장해 “그러지 말고 알바를 쓰라”고 하는 내용이다. 이 광고는 “사장님은 숨 돌려서 천국, 알바님은 일 구해서 천국”이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현실은 정반대다. 사장님은 혼자 일하느라 점점 더 숨이 차고, 알바는 일자리가 없어 숨이 막힌다. 알바로 생계를 꾸리려면 하루에 서너 가게를 전전하며 일해야 할 상황이다. 

최근 빵집 알바에서 ‘잘린’ 김씨는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떠도는 우스개 하나를 소개했다. ‘편의점 알바를 구하려면 전생에 나라까지는 아니어도 사람 한 명쯤은 구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20~30대 남자들이 택배 상하차나 노가다에 몰리는 건 다른 알바 씨가 말랐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일자리 질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정책 변화가 없다면 악순환이 반복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신동아 2020년 2월호 내용 일부)

소견)상당수 서민 자영업자는 “경기 불황으로 매출이 도무지 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임금이 오르니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많은 ‘사장님’이 위기 타개책으로 ‘허리띠 졸라매기’를 택하면서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던 서민들 또한 타격을 입고 있다. 용기를 잃지말고 힘내요. 대책강구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