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의료사고 후 도쿄醫大병원이 한 일

이남은 2018. 6. 12. 00:30

*의료사고 후 도쿄醫大병원이 한 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자리 잡은 1000병상 규모의 도쿄의과대학병원. 본관 3층에는 다른 대학병원에 없는 특이한 센터가 있다. 중심정맥라인센터다. 일반적으로 팔뚝에 놓는 수액 주사 줄보다 굵은 라인을 꽂아서 심장 혈관 깊숙이 넣어 두는 시술을 하는 곳이다. 큰 수술을 받거나, 환자 상태가 나빠서 수시로 약물을 주입하거나 피검사를 할 때 이 시술을 한다. 대개 오른쪽 쇄골 밑에서 혈관에 찔러 넣는다. 대학병원급에서는 한 달에 100~200여 건, 워낙 자주 하는 시술이어서 중환자실이나 병실 침상에서 한다.

그런데 왜 이 병원은 별도 공간과 의료진을 배치해 중심정맥(CV)센터를 운영할까. 사연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51세 여성이 직장암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했다. 수술은 성공리에 끝났고, CV 튜브 시술이 이뤄졌다. 하지만 환자는 다음 날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의식불명에 빠졌다. 뇌사에 이른 끝에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조사 결과, 심장 혈관에 있어야 할 CV 튜브가 혈관 밖으로 빠져나와 있었다. 여기에 수액이 잔뜩 들어갔으니 흉강에 대거 물이 찼고, 고인 물이 폐와 심장을 압박하여, 산소 순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루 만에 뇌사에 빠진 이유다. 시술 당시 CV 튜브가 잘못 들어간 것을 아무도 몰랐고, 나중에도 위치를 확인하지 않았다. 으레 하던 것이니 별문제 없다고 본 것이다. 며칠 후 이 의료사고가 일본 신문에 대서특필됐다. 병원에 비난이 빗발쳤다. 100년 역사의 유서 깊은 병원의 신뢰가 하루아침에 바닥에 떨어졌다.

병원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환자안전대책위를 꾸렸다. 만에 하나 실수나 잘못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과정을 수개월에 걸쳐 점검했다. 그러고는 CV 시술 지침을 제정했다. 우선 시술 의사 자격을 만들었다. 3년간 옆에서 배우고,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합격한 의사 가슴 표찰에 'CV'라는 표시가 붙는다. 간호사는 CV 표찰이 없는 의사의 시술을 제지할 수 있다.

의사는 시술 준칙을 모두 지키고, 하나라도 어기면 징계를 받는다는 서약서에 사인을 한다. 이 시스템을 만든 미키 다모쓰 교수는 그 '수치스러운' 신문기사를 CV센터 입구에 붙여 놓고 'Never Forget!(절대 잊지 마라)'라고 써 놓았다.

일본 의료사고 조사 센터에 따르면, 1년간 치명적인 의료사고가 220여 건 일어나는데, 그중 12명이 CV 시술을 받고 사망한다. 한 달에 한 건 정도 발생한다는 얘기다. 도쿄의대병원에서는 매달 150여 건을 하는데, 이 시스템 도입 후 사망 사례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합병증 발생률도 9.1%에서 3.5%로 떨어졌다. 레지던트들도 하는 '고작' CV 시술에 요란을 떤다던 다른 병원들도 이제는 이 병원에 견학 온다. 

(조선일보 6월 6일 내용 일부)

소견) 분초를 다투는 응급 아니라면 모든 시술은 CV센터에서 두 명의 자격 의사가 같이 해야 한다. 크로스체크를 위해서다. 튜브를 넣을 때는 반드시 초음파와 엑스레이 동영상을 보면서 혈관에 정확히 들어갔는지 확인해야 한다. 시술 6시간 후에 엑스레이를 또 찍어 튜브 위치를 체크해야 한다. 일본으로부터 꼭 배워야 할 시스템 으로 Fool Proof(실수방지기구)의 9가지 방식중 안전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