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업체, 제2의 '글로벌 진격'
*일본 제조업체, 제2의 '글로벌 진격'
지난달 15일 일본 도쿄의 번화가 롯폰기(六本木)에 있는 후지필름 본사. 건물 3층의 사내 혁신센터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에는 줄기세포로 만든 인공 피부, 직경 1㎜의 초소형 내시경 렌즈, 방사선 진단 보조약, 피부 재생 화장품 등 후지필름의 혁신 제품 50여 개가 전시돼 있었다. 하지만 정작 후지필름의 상징인 필름 제품은 내열필름 등 3개가 전부였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후지필름의 주력이었던 필름 시장은 아예 사라졌지만 이 회사는 올해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낼 전망이다. 매출 2조4600억엔(약 24조1400억원)과 영업이익 1850억엔으로, 세계 필름 시장이 최고 호황을 누렸던 2000년 실적의 두 배에 이른다. 과거 후지필름과 함께 세계 필름 시장을 양분했던 미국 이스트먼코닥은 파산했지만 후지필름은 본업 소멸(本業消滅·주력 제품이 사라진 것)의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후지필름의 고지마 겐지 오픈이노베이션허브 관장은 "우리의 진짜 경쟁력은 필름 그 자체가 아니라, 필름을 만들 때 들어가는 100여 개 화학물질을 생산·가공하는 원천 기술"이라며 "이 기술로 의약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제2의 창업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2000년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세계 무대에서 밀려났던 '주식회사 일본(Corporate Japan)'이 부활하고 있다. 후지필름, 소니, 캐논, 파나소닉, 닌텐도 등 일본 기업들이 탄탄한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다시 세계시장으로 진군하고 있다.
침몰하는 일본 제조업의 상징이었던 소니는 TV 사업과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이미지 센서를 앞세워 올해 회계연도에 70년 역사상 최대 영업이익(6300억엔)을 낼 전망이다. 도쿄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사들(총 1308개)은 작년 회계연도에 매출·경상이익 총(總)합계가 각각 547조6625억엔과 37조3811억엔으로 최근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회사 일본의 부활로 일자리도 넘쳐나고 있다. 실업률은 24년 만의 최저(最低)인 2.7%까지 떨어졌다. 일본 NHK는 "대학 졸업 예정자 10명 중 9명이 졸업 전에 취업이 확정됐고, 한 사람당 평균 2.5개의 기업에서 합격 통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조선비즈 2018년1월6일)
소견) 주식회사 일본의 부활은 엔저(円低)와 세계경제의 상승세 등 외부 환경도 영향을 미쳤지만 규제 개혁과 법인세 인하 등 과감한 친(親)기업 정책을 내세운 아베노믹스의 역할도 컸다는 평가입니다.일본회사의 부활로 일자리도 넘쳐나고 있어 우리나라도 이렇게 되기를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