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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근로단축으로 일자리 13만개 늘어난다 했지만… 한국경제硏 "올해 10만개, 내년 23만개 줄어들 수도"

이남은 2019. 7. 2. 00:07

지난해 6월 김영주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은 방송사 인터뷰에서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인한) 근로시간 단축으로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일자리, 특히 청년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노동연구원도 "2021년까지 약 13만 2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장밋빛 전망과 달리 지금까지 나타난 효과는 '기대 이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현재 종업원 300인 이상 기업 취업자 수는 258만1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 255만 7000명 대비 2만 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취업자 변화에 주 52시간제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히 분석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전체 취업시장을 놓고 보면 '제대로 된 일자리가 아닌 아르바이트 일자리만 잔뜩 늘고 있는 정황을 발견할 수 있다. 5월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5만8000명 늘었지만,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38만2000명 감소하고 17시간 미만 취업자는 35만명 늘었다.

정부가 기대한 근로시간 단축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기업들이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채용을 늘리기보다는 자동화와 비용 감축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 지역의 한 생산 공장에서 일하는 정모(29)씨는 지난해 7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근무 형태가 2인 2교대 체제에서 1인 3교대 체제로 바뀌면서 근무시간이 줄었지만, 근무인원이 줄면서 업무량은 늘고 월급은 줄었다고 푸념했다. 정씨는 "할 일만 많아지고 월급은 줄어 급여 명세서를 볼 때마다 억울한 심정"이라며 "정부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서 일자리 창출을 할 요량이었다면 추가 채용도 의무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 52시간제가 일자리를 오히려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업 생산성 향상과 자본 가동률 확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올해 약 10만3000개, 2020년에는 약 23만3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영리 연구소인 파이터치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자동화 영향으로 부품 단순 분류원이나 조립원, 포장 직원 등 단순 노무 종사자 22만10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분배할 수 있는 임금은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근로시간만 줄인다고 질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경기 활성화와 기업 생산성 향상이 동반되지 않는 근로시간 단축은 반쪽짜리 정책"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6월 27일자)

소견)경기 활성화와 기업 생산성 향상이 동반되지 않는 근로시간 단축은 잘 못된 것이다. 제조경쟁력을 올려 고객으로부터 오더을 더 받아 라인증설로 일자리 창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