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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10곳 중 1~2곳만 야근…저녁 8시면 산단 전체가 '암흑세계'
공장의 낮아진 가동률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장소가 있다. 식당이다. 잔업하는 기업의 근로자들은 단지 내 ‘현장식당(함바식당)’에서 저녁을 먹기 때문이다. 시화산업단지에서 2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3~4년 전만 해도 평일 저녁 손님이 50명 이상 찾아왔지만 지금은 20~30명 수준으로 줄었다”며 “그나마 고정 고객은 비교적 건실한 업체 한 곳에서 오는 손님이고 나머지 공장에선 발길이 거의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그 전엔 토요일에도 문을 열었지만 지금은 주말영업을 완전히 접었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좋을 땐 한 집 건너 한 집이 잔업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던 곳이 시화산업단지다. 하지만 지금은 야근을 하는 공장이 10곳 중 한두 곳에 불과하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인이 보는 미래는 더 어두웠다. 20년째 사업하는 그는 “하반기 들어 일감이 크게 줄면서 주간에도 쉬는 직원이 많아졌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인력 구조조정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저녁 8시께 마지막으로 공장의 불을 끄고 퇴근할 때는 주변이 너무 어두워져 “공단 전체가 암흑세계가 된 듯하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조선 자동차산업의 어려움 외에 주 52시간 근로제와 최저임금 인상도 공단의 불을 일찍 끄게 하고 있다. 불안을 느끼는 것은 기업인뿐만 아니다. 근로자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식품가공 회사에 근무하는 한 40대 직원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1~2시간 잔업하고 오후 8시께 버스를 타면 앉아서 가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지만 요즘은 같은 시간에 같은 버스를 타도 자리가 텅 비어 있다”고 했다. 그는 주 52시간 근로제에 따라 잔업하지 않는 회사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생산직 직원은 잔업이 줄면 월급도 함께 감소한다”며 “하반기부터 가계비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기업인은 “52시간제 이후 월급명세서를 받은 40대 직원이 찾아와 울면서 일을 더 하게 해달라고 말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52시간제에 맞춰 인원을 충원한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 기업은 일감 부족과 52시간제로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일찍 불을 끌 수밖에 없다고 이 기업인은 덧붙였다.
(한국경제 10월 17일 내용 일부)
소견)경기 시흥시 한국산업기술대에서 저녁 바라본 시화·반월산업단지. 야근을 위해 불을 켠 공장이 드물다.불 꺼진 공단의 어두움이 한국 제조업, 한국 경제의 어두운 미래와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걱정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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