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생산성 향상 없는 임금 인상은 신기루
명목임금 인상은 고용주 입장에서 다시 새로운 비용 인상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기존 유가인상분 외에 임금 상승을 다시 반영해 기업은 추가로 가격을 인상하게 된다. 이에 따른 물가 상승은 다시 근로자의 임금 인상 요구를 불거지게 만들며 악순환에 빠지는데, 이를 `나선형 인플레이션`이라 부른다. 물가지수와 임금을 연계시키는 임금 체계를 가진 경우 물가가 오른 만큼 임금이 인상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가속화된다. 대개 이러한 임금 체계를 가진 기업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지녀 가격을 정할 수 있는 힘이 있고, 근로자들은 조직화돼 임금 인상을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 반면에 그렇지 못한 기업은 생산비가 올라도 비용을 가격에 전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산비가 증가하면 가격 인상보다는 근로자 해고로 대응하게 된다. 물론 두 경우 모두 상승된 인건비 부담 때문에 신규 채용은 쉽지 않다.
나선형 인플레이션 관련 분석은 1970년대를 거치며 거시경제학 교과서에 많이 등장하지만, 임금과 관련해 일찍이 문제 인식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19세기 근대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고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경제학자의 자세를 이야기한 앨프리드 마셜이다. 그는 임금을 높여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궁극적 원천은 생산성 증대임을 설파했다.
비용이 상승해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면 생산비 증가 부담을 가격에 전가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생산성과 괴리된 채 임금을 올려야 하는 구조에서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 기업은 가격을 올리든지 고용을 축소하든지 양자택일 할 수밖에 없다. 둘 중 하나도 선택할 수 없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는 임금 인상은 공허한 신기루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마셜이 생산성을 올려 임금을 높일 수 있는 궁극적 힘의 원천으로 본 것은 무엇일까. 당시는 19세기였음에도 놀랍게도 현대경제학에서 경제 성장의 궁극적 원천으로 이야기하는 혁신과 인적자본 개념이다. 물론 이 단어 자체를 직접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마셜은 시장경제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업을 움직이게 만드는 혁신, 그리고 노동자가 숙련된 기술·능력을 갖추도록 만드는 인적자본 축적이 삶을 궁극적으로 개선시키는 원천이라고 판단한다.
마셜이 이러한 직관을 갖게 된 데는 그가 미국에서 여러 기업을 다니며 했던 관찰이 배경에 있다. 즉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핵심 요소가 생산성 높은 노동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에 달려 있음을 실제 기업을 통해 보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대적 의미로 해석한다면 임금 체계를 포함해 조직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혈하고 이를 시장이 원하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진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는 기업 역량이 결국 생존과 발전의 기초이며, 그런 인력이 있는 경제가 높은 삶의 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기본 원리를 이해할 수 있을 때 진정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성장정책이 나올 수 있다.
(매일경제 3월 7일 내용 일부)
소견)생산성과 괴리된 채 임금을 올려야 하는 구조에서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 기업은 가격을 올리든지 고용을 축소하든지 양자택일 할 수밖에 없다. 둘 중 하나도 선택할 수 없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는 임금 인상은 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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