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적던 불량률 실시간 확인… 中企에 ‘스마트공장 DNA’ 심다


중소기업 피제이전자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문서 작업’이었다. 직원들은 매일 만들어진 수십 가지 부품 종류와 생산량을 시간대별로 손수 정리했다. 손으로 일일이 작성한 기록을 월말이나 연말에 집계하면 숫자가 번번이 틀려 직원들은 애를 먹었다. 납품 물량을 둘러싸고 혼선이 생기면서 거래처와의 신뢰 관계에 금이 간 적도 있었다.


이 같은 고민은 지난해 10월 말 전체 공정에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가 구축되자 단숨에 해소됐다. 원자재가 어디에 얼마나 남아있는지, 각 라인 부품이 얼마나 생산되는지, 실시간 불량률은 얼마인지 공장 내 모든 정보가 한눈에 들어왔다. 생산성은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꾸 틀리던 수기(手記)로 골머리를 앓던 직원들은 여유 시간을 덤으로 얻었다. 이는 삼성전자 ‘파트너지원센터’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지난 17일 경기 부천시 부천테크노파크에 있는 피제이전자 본사 공장에 들어서자 깔끔하게 정리된 라인 10열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 회사는 로봇, 전장(電裝), 의료기기, 보안기기, 지문인식 기기 등에 쓰이는 100여 가지 부품을 생산한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공장 라인은 마치 제약업체 공장처럼 잘 정돈돼 있었다. 

설비 라인은 지난해 초만 해도 어수선했다. 공장을 효율적으로 자동화하기 위해 컨설팅을 서너 곳에 의뢰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 컨설팅 업체가 현장 한번 돌아보지 않은 채 ‘수박 겉핥기’식으로 조언해서다. 삼성전자에 도움을 청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삼성전자 직원 2∼3명이 공장에 상주하면서 기술 지원을 하기 때문이다.  

김명욱 피제이전자 대표이사는 “삼성과 거래 관계가 전혀 없어 기대하지 않았는데 지원 여부가 빠르게 결정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직원들의 접근 방식은 김 대표의 고정 관념을 깼다. 출발점은 현장을 샅샅이 훑고 다니는 것이었다. 이들은 피제이전자 임직원들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해 공장 곳곳을 둘러봤고, 개선점과 불만 사항을 찾기 위해 직원 250여 명을 ‘마라톤’ 면담했다. 

자동화에 앞서 낭비 요소부터 줄여가기 시작했다. 피제이전자는 소량 다품종 부품을 만드는 제조업체다. 수백 가지 원자재를 라인에 쉽게 올릴 수 있도록 공장 레이아웃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현장에서 물리적인 시간과 노동량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낭비 요소를 떠안고 공장을 자동화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부품을 생산하는 만큼 라인에 올릴 품목을 순식간에 바꾸는 작업도 이뤄졌다. 데이터를 확보한 후 직원들과 끊임없이 모의실험한 결과다.  
(문화일보   9월 27일 내용 일부)

소견)성과는 MES가 지난해 10월 말 전체 공장에 적용된 후 45%에 불과했던 수율(정품 생산비율)은 70%까지 올라갔다. 시간 싸움이 벌어지는 부품 생산 라인 교체 시에도 손실시간은 30%가량 줄어들었고 자동화로 잔업이 사라지면서 근무 시간도 약 10% 줄었다.이것이 스마트팩토리를 추진하는 이유이다.  




by 이남은 2018. 9. 29.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