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 똑똑하지만 인정없다?


나사를 조이는 것과 같은 단순노동은 로봇으로 대체된 지 이미 오래다. 스마트공장은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는 자동화공장의 개념을 넘어선다. 공장이 스스로 판단해 생산부터 물류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똑똑한(smart) 공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기계가 일을 도맡아 해줄 뿐 아니라 생산성까지 올려주니 결국 사람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마차가 사라지면서 마부는 일자리를 잃었지만 이후 자동차 공장이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심지어 현재 미국 근로자의 71%는 21세기 들어 새로 생겨난 일자리에 몸담고 있다. 로봇컨설턴트, 원격 외과의사 등 없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지고 1인 창업이나 창의적 프리랜서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무엇보다 기업 내부에서는 평소 일손이 부족하던 쪽에 기존 인력을 재배치해 인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이 올라가 매출이 증가하면 고용도 늘어난다. 

문제는 전략이다. 정부는 지난 2014년 ‘제조업혁신3.0전략’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0년까지 스마트공장 1만개를 보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센서·3D프린팅·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빅데이터 등 8대 요소 기술을 선정해 향후 5년간 정부 연구개발(R&D) 투자계획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렇듯 스마트공장 보급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명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정보통신기술(ICT)만으로는 스마트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독일이 ‘인더스트리4.0’ 전략을 세우고 제조혁신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전통 제조업 기반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멘스 공장의 경우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세계 최고 수율인 99.998%를 기록하고 있으며 나아가 기존 공장 대비 30%의 에너지 절감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탄탄한 전통 제조업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다. 특히 독일은 개별 기업의 성장이나 기술 개발이 아닌 협력에 중점을 두고 추진해 가시적 성과를 얻었다는 평을 듣는다. 

(서울경제 8월 15일 내용 일부)

소견)주조·금형·용접·소성가공 등 뿌리기술의 뒷받침 없는 제조혁신은 사상누각이 될 공산이 크며 스마트기술 못지않게 뿌리기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전통 제조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먼저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습니까?


by 이남은 2017. 8. 19.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