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미술시간이었다. 쟁반에 놓인 사과와 종이컵을 그리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모두 네모난 쟁반과 움푹 팬 사과, 사다리꼴 모양 종이컵을 그렸다. 한 학생은 친구들과 달리 컴퍼스를 꺼내 도화지에 크고 작은 동그라미를 차례로 그렸다. “이 도화지가 쟁반이고 작은 원이 물컵, 큰 원이 사과예요.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렇게 보여요.”
장상욱 JNT그룹 회장(60)의 일화다. 당시 교사에게 엄청 꾸중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사물을 보고, 발상을 전환하는 결단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회사를 설립한 뒤에도 늘 새로운 각도에서 현상을 바라보고 문제 해결에 나섰다.
JNT그룹은 1986년 모회사인 진우엔지니어링(자동화 설비업체)이 설립된 이후 30여 년 만에 매출 5000억원을 바라보는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장 회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차별화된 기술 개발 노력 등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장 회장은 술을 전혀 못 마신다. 그런 그가 중견기업을 일굴 수 있었던 것은 실패에 대한 관용과 기술 개발을 향한 남다른 집념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를 ‘사업가’라기보다 ‘엔지니어에 가까운 경영자’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장 회장이 고집스럽게 지키는 경영 원칙이 ‘실패한 직원을 문책하지 않는다’이다. 수소자동차용 부품 개발도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쳤다. 2000년대 들어 세계가 수소에너지에 주목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연구개발에 뛰어들었다. 10년이 지나도 시장이 열리지 않자 대기업들은 투자를 중단했다. 하지만 장 회장은 직원들에게 언젠가는 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며 독려했다. 직원들의 시도가 번번이 실패해도 단 한번도 질책하지 않았다. 10년 동안 수소차 엔진에 들어가는 기체확산층(GDL) 소재 개발에 투자를 집중했다. 결국 성공해냈다. GDL은 공기를 연료전지에 고르게 확산시켜주는 장치(분리막)로 해외에서는 독일과 일본 업체만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무수한 실패 경험으로 축적한 기술 노하우가 JNT그룹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 6월 12일 내용 일부)
소견)실패는 굉장한 빅데이터며 한 번에 성공한 사람은 한 가지 성공한 기술만 알지만 실패한 사람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기술과 경험을 체득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by 이남은 2019. 6. 14. 0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