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츠타야에서의 하루를 판매합니다
일본에 츠타야 서점이라는 곳이 있다. 출판왕국 일본을 덮친 초유의 불황에도 자기의 길을 걸으며 확장일로를 거듭하는 거의 유일한 서점이다. 2012년 일본 서점업계 전통의 거인 기노쿠니야를 누르고 연간 서적 판매고 1위에 올랐으며, 확보한 회원 숫자만 70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츠타야 서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서점과는 거리가 멀다. 이들은 어떻게 성공했으며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까? 일반적인 '장사의 본질'은 물론, ICT 업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플랫폼 인사이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츠타야 서점의 변신은 아마존과 애플의 전략과도 닮았다.
아마존은 전자책 서비스에서 시작해 지금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다루는' 만물상으로 변신했다. 아마존은 이 과정에서 확보한 빅데이터와 플랫폼 전략으로 세밀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으며, 이는 츠타야 서점의 성장과 닮아있다.
아마존의 무인 편의점인 '아마존고'는 더욱 노골적이다. 국내에서 실험적으로 가동되는 일부의 '무인 편의점'이 예상보다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점원이 없는 편의점'에만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인건비를 줄이는 것에나 도움이 될 뿐, 키오스크 앞에서 우왕좌왕하거나 복잡한 기술 프로세스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반면 아마존고는 점원이 없는 것을 넘어 아예 계산대를 없애버렸고, 온라인 구매 사용자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풀어내는 것에 더욱 집중한 사례다. '져스트 워크 아웃'과 같은 획기적인 기술력이 있기에 가능하지만, 아마존은 오프라인 공간을 온라인의 연장선으로 풀어내며 사업의 핵심을 '비용 절감'이 아닌 '판매 방식의 철학'으로 집중시켰다. 아마존 서점의 책 진열대에 걸린 책들이 모두 표지를 보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온라인에서 책을 구입할 때 표지 이미지를 보면서 선택하고, 아마존의 오프라인 서점은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연장'시키고 있다.
츠타야 서점도 단순한 복합 서점'몰'이 아니다. 국내 대형서점들이 책 외에 장난감, ICT 기기, 문구류를 팔면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츠타야 서점은 모든 사용자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시키는 일종의 통합 생태계를 구사하고 있다. '목 좋은 곳'에 위치한 서점에 젊은층이 많이 찾아온다고 그들이 좋아할법한 '예쁜 문구, 팬시류'를 기계적으로 깔아두는 것이 국내 대형서점의 전략이라면, 츠타야 서점은 장르파괴로 진열된 책을 중심으로 유기적인 큐레이션 전략을 구사한다는 차이가 있다.
국내 서점이 출판사로부터 마케팅 비용을 받아 사람들이 자주 찾아올 법한 매대에 자기개발서 서적을 깔아버리는 순간, 이미 둘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 됐다.
츠타야 서점과 애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브랜딩 전략을 바탕으로 '상품 이상의 것'을 파는 전략이다. 애플의 아이폰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아이폰이라는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 애플의 스토리텔링과, 애플이 가지는 혁신의 철학을 자기의 소유로 만들기 위해 지갑을 연다.
(이코노믹리뷰 4월 15일 내용 일부)
소견)츠타야 서점도 마찬가지로 '요리책'만 파는 것이 아니며 '요리책 주변에 진열된 요리도구'만 파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른 시간 매장을 찾아와 늦은 시간 택시를 타고 떠나는 고객에게 '츠타야에서의 하루'를 판매하는 중이다.츠타야 서점의 변신은 아마존과 애플의 전략과도 닮아 향후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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