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자동차 공장 하나 못 지은 현실


한국에서는 1997년 대우차 군산 공장 설립 이후 20년간 단 1개의 자동차 생산공장도 들어서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높은 숙련도가 요구되는 커넥티비티 부품 생산 비중 강화, 기업 하기 좋은 환경 구축 등의 영향으로 일본으로의 생산시설 유턴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1997년 11월 외환위기가 닥친 이후 20년 사이에 강성 노조의 횡포, 생산성 향상 없는 임금 상승 등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의 불꽃은 사그라들었다. 극심한 투자 위축과 한국지엠 군산공장 철수설 등이 불거지는 등 한국 자동차 산업은 IMF 관리체제에 진입했던 1997년 직전 상황을 닮아가고 있다. 고비용·저효율 구조와 막대한 가계 부채 등으로 '금융·실물' 복합 위기가 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판매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데도 연말까지 자동차업계 노조의 강성 투쟁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에 깊은 한숨이 나온다. 지난 22일 현대자동차 조합원들이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잠정합의안에 반대함에 따라 사실상 연내 타결이 무산됐다. 실적이 악화된 절박한 상황을 외면한 채 '제 몫 챙기기'에 급급한 노조의 고질병이 도진 셈이다. 3년 연속 경영악화로 2조원 가까운 적자를 내고 있는 한국지엠도 임금협상 연내 타결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큰 자동차산업 특성상 국산차업계 경영이 악화되면 노사 양측만 타격을 받는 게 아니다. 현대차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이번 임단협 갈등이 한국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막대하다고 봐야 한다. 최근 영국 국제무역부가 자동차를 제조하는 세계 25개국의 자동차산업 국제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한국의 노사협력은 24위로 나이지리아만도 못 하다는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수입차업체가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은 물론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등도 한국내 생산 라인을 늘리기보다는 그때 그때 시장 상황에 맞는 제품을 수입해 파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전 최고경영자가 지난 5월에 수출 물량이 늘어도 국내 노동 시장 유연성이 부족해 공장 증설이 쉽지 않다고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와는 달리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일본으로 유턴하면서 최근 일본 내 제조업 고용자 수가 7년 만에 1000만명 선을 회복했다. 우리로서는 부러운 일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도요타자동차와 배터리 분야 글로벌 톱인 파나소닉이 세계 최고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미국·일본 등의 경쟁업체보다 뒤진 자율주행차, 전기차, 인공지능차 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지만, 인건비 상승과 수익 악화 등으로 투자 여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투자 여건 악화로 경쟁력 있는 부품업체들까지 해외로 대거 이전할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은 역동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타임스 12월 26일자)

소견)자동차업계 종사자 모두가 미래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한국 자동차산업 전통을 물려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정부도 미국·일본처럼 자동차산업내 고부가가치 분야만이라도 다시 국내에 끌어올 수 있도록 '온쇼어링(해외 공장을 본국으로 이전) 정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이 우선 모범이 되도록 해야합니다. 


by 이남은 2017. 12. 29.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