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에 특별한 아르바이트생이 들어왔다. 당시 일흔다섯 살 임갑지사진〉씨였다. 일주일에 나흘씩 출근해 오전 9시 30분부터 4시간 동안 테이블과 의자를 정리하고, 컵과 쟁반을 닦는 일이 그의 임무였다. 20대 동료에게도 존댓말을 쓰면서 묵묵히 일한 '할바생(할아버지+알바생)' 임씨는 맥도날드에서 팔순과 구순을 맞이했다. 중학생 단골손님은 어느덧 30대 직장인이 됐다.

지난 8일 서울 종로 맥도날드 본사에서 국내 최고령 패스트푸드점 알바생 임갑지씨의 은퇴식이 열렸다. 올해 91세인 임씨는 여전히 건강하지만, '이제 쉬면서 노년을 보내자'는 가족의 권유에 퇴사를 결정했다. 맥도날드는 17년간 임씨가 보여준 헌신과 철학에 공감하며 감사패를 전달했다.

그동안 단 한 번의 지각이나 결근도 없었다. 임씨는 20㎞ 떨어진 양주역에서 오전 7시 48분 열차를 타고, 30분 일찍 출근했다. 미아역 주변에서부터 쓰레기와 담배꽁초를 주웠다. 매장 안에서 침을 뱉고, 의자에 다리를 올리며 큰 소리로 떠드는 학생이 보이면 다가가 인사를 건넨 뒤 바닥을 닦았다. 거칠었던 아이들은 "죄송하다"며 자세를 고쳐앉기도 했다.

임씨는 은퇴식에서 "시급 받는 알바생일 뿐이지만, 매장 관리자라고 생각하며 점포를 내 것처럼 아꼈다"고 했다. 또 "지금 처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어디서든 도약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가 남긴 명쾌한 메시지는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어느 곳에서나 주인이 돼 살면, 그곳이 진리의 자리)'이었다.

(조선일보 11월 14일 내용 일부)

소견)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시급 받는 알바생일 뿐이지만, 매장 관리자라고 생각하며 점포를 내 것처럼 아꼈다고 했다. 또 지금 처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어디서든 도약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추수감사절, 생각해야 감사할수있다.

by 이남은 2019. 11. 20.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