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작은 도시에 위치한 K병원에 100만 명의 환자가 몰리는 이유


일본 도쿄에서 2시간 가량 떨어진 인구 3만5000명의 작은 도시에는 환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K병원이 있다. 규모도 입지도 특별할 것 없지만 연간 100만 명의 환자가 ‘일부러’ 이 병원을 찾는다. 바로 ‘맛있는 환자식’을 먹기 위해서다.

많은 병원 경영자들은 환자식이 왜 맛 없냐는 질문에 “저염식이니까 당연하다”는 대답을 내놓곤 한다. 하지만 K병원은 달랐다. 이 병원은 환자식이 왜 이렇게 맛있느냐는 질문에 “환자는 원래 입맛이 없는 법이다. 따라서 정상인보다 더 맛있게 요리해서 제공한다는 것이 우리 병원의 생각이다”라는 대답을 돌려주었다.

이 차이는 일본의 대표적인 현장개선 지침인 5S, 그 중에서도 ‘습관화’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먼저 5S에 대해 알아보자. 5S는 정리(せいり·SEIRI), 정돈(せいとん·SEITON), 청소(せいそう·SEISOU), 청결(せいけつ·SEIKETSU), 습관화(しゅうかん·SHUUKAN)를 뜻하는 일본어 단어의 발음 첫 글자에서 따온 것이다. 필자는 어떤 업종이든, 어떤 사업장이든 상관없이 오퍼레이션의 기본은 이 5S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언을 들은 많은 회사 임원들은 실제로 실천해보니 큰 효과가 없었다고 하소연한다. 모든 사업장을 5S로 도배하다시피 하고, 심지어 사내 문서의 머리글이나 바닥글까지도 5S를 새겨두고 추진했는데도 도무지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이 효과를 보지 못한 이유는 5S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알고 추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째, 정리는 버릴 것인지, 계속해서 쓸 것인지 판단력을 요하는 기능으로, 정리를 하고 나면 반드시 쓰레기가 나온다는 개념이다. 둘째, 정돈은 나중에 필요한 것을 보관하고 찾기 쉽도록 제품의 위치와 수량까지 표시해둔다는 뜻이다. 셋째, 청소는 익히 알고 있는 대로 더러운 것을 쓸고 닦아 없애는 행위를 말한다. 넷째, 청결은 두발 상태나 손톱 밑, 유니폼의 청결 상태도 의미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정리와 정돈과 청소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상태다. 그리고 5S에서 가장 정의 내리기 어려운 것이 바로 앞서 사례로 언급한 습관화다. ‘몸가짐, 마음가짐’ 정도로 해석된다는 설명을 들으면 어렴풋이 이해는 가지만, 이 요소가 실제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는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습관화의 진정한 의미는 1300년도 더 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호텔은 ‘오늘 모시게 된 이 고객은 어쩌면 내 인생에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인연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 모신 이 자리에서 모든 정성을 다해 모시지 않으면 남은 일생 내내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즉 일기일회(一期一會)의 정신으로 고객을 모신다. 이러한 생각이 곧 몸가짐이요, 마음가짐이요, 습관화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5S의 표면적 의미만 받들면 그것을 아무리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 직원을 교육하더라도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5S의 진정한 생각이나 철학이 빠져 있으니 그것이 습관화가 될 리가 없지 않은가? 진정한 경영은 5S 운동의 전개 유무가 아니라 그것을 추진하는 근본정신이 무엇인가에 달려 있다.

(비즈니스인사이트 11월 7일자)

말로만이 아니라 고객을 대하는 생각이나 철학이 똑바로 섰을 때 몸가짐, 마음가짐이 저절로 습관화된다. 그리고 K병원 역시 환자에게 맛있는 밥을 제공하겠다는 철학, 마음가짐을 습관화 해 환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by 이남은 2017. 11. 27.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