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소재부품’을 해야 할 때입니다. 소재부품을 살리기 위한 ‘생산기술’에 매진해야 합니다. 기본과 기초에 집중하는 길 만이 소재부품을 살리고 대일역조개선의 실마리라도 살리는 길입니다”
당시의 기고는 ‘제40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던 한일 간 무역역조 현상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진단이었다. 그는 당시 “일본은 ‘소재부품’이라고 부르고, 우리는 ‘부품소재’로 부른다”며, “우리는 소재를 제품의 한 부분으로 보고 수직계열적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일본은 제품의 근원인 소재로부터 부품이 만들어진다는 발상으로 출발했던 것이 차이”였다고 이야기했다.

별것 아닌 호칭 문제에 불과한 듯해도, 이런 생각이 한국과 일본이 부품과 소재 산업의 해법을 찾는 방법론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는 이야기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2019년, 한국은 일본과의 외교적 대립으로 인한 일본의 주요 소재 수출규제 조치로 적잖은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타격은 주로 한국 경제의 한 축을 지탱해온 반도체 산업에 집중됐다. 한국은 오랜 시간 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인 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대다수를 일본 기업에서 수입해왔는데 느닷없는 수출 규제로 인해 이들 소재의 수급이 난관에 부닥친 것이다.

그동안 한국은 일본에서 수입한 소재에 우리 기술을 얹어 일류 반도체를 만들고, 일본 기업은 그런 우리 기업에 소재를 팔아 이익을 얻었다. 나름의 경제적 선순환이었다. 서로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이런 기업 간의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어 보인다. 하지만 양국의 자존심 싸움은 이를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로 만들고 있다.

다행히 우려와 달리 국내 기업이 당분간 사용할 소재가 확보되고, 일부 공정부터 국산 소재로의 대체가 성공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들려오며 당장의 위기는 넘긴 모양새다. 그렇다면 다음은 본격적인 장기전을 준비할 시기다. 이와 함께 ‘한국의 부품소재, 일본의 소재부품’이란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테크월드 9월 12일 내용 일부)

소견)늦었지만 ‘소재부품’을 해야 할 때입니다. 소재부품을 살리기 위한 ‘생산기술’에 매진해야 합니다. 기본과 기초에 집중하는 길 만이 소재부품을 살리고 대일역조개선의 실마리라도 살리는 길입니다. 생산기술은 차별화 기술입니다.

 

by 이남은 2019. 9. 16. 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