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집에서 맥주를 만들어 먹을 수는 없을까?”
2014년 LG전자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 한 직원이 집에서 수제맥주를 만들어 보려다 거듭 실패하자 LG전자 생활가전 기술이면 ‘수제맥주 제조기’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아이디어를 던졌다. 수제맥주 제조기 아이디어는 좋은 평가를 받았고 회사는 곧장 선행연구를 시작했다. 개발자가 주축이 된 ‘바텐더태스크’가 생겼고 여기에 디자인, 상품 기획 등 각 담당이 힘을 모았다. 지난달 LG전자가 출시한 ‘LG 홈브루’의 시작이었다. 

최호선 LG전자 바텐더태스크 연구위원은 “집에서도 수제맥주를 즐기고자 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LG전자가 그간 쌓아온 정밀 온도 제어, 발효 알고리즘 기술에다 정수기의 온수살균 기술로 세척까지 자동화해 누구나 쉽게 맥주를 만들 수 있게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최우선 과제는 ‘맛’이었다. 최고의 맛을 찾아 영국과 독일 벨기에 미국 등 맥주 강국들의 양조장을 찾았다. 2017년 가장 먼저 ‘비어소믈리에’ 자격을 취득한 최 위원을 따라 직원들이 연이어 자격증을 따면서 회사 내 비어소믈리에가 10명으로 늘었다. 근무 중 ‘합법적인 음주’라는 이유로 다른 팀 연구원들의 부러움을 잔뜩 샀지만 남모를 고충도 있었다. 맛을 찾기 위해 2000번 넘는 실험을 거듭하며 버려야 했던 맥주만 30t이 넘는다.

오은숙 키친어플라이언스상품기획팀 책임은 “팀원들이 휴가 때도 양조장을 찾곤 했다”며 “출시 전까지 시중에 판매 중인 맥주 100여 종을 시음해보고 회식 자리에는 홈브루에서 뽑아 낸 맥주를 용기에 담아 가 수제맥줏집에서 직접 비교해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초의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인 만큼 전에 없던 디자인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부담도 따랐다. 디자인팀은 냉장고와 정수기처럼 사람들이 쉽게 떠올리는 이미지를 갖추기 위해 원기둥과 사각형의 정형화된 디자인을 택했다. 맥주를 따를 때 거품이 적당량 생기도록 추출구를 비스듬히 깎는 등 디테일도 챙겼다. 

신대기 뉴비즈니스디자인팀 책임연구원은 “제품 디자인을 아예 갈아엎은 것만 6, 7번”이라며 “맥주 양조를 위한 두 개의 원통 형상이 새로운 시장의 표준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출시 한 달이 된 홈브루의 판매는 상승세를 탔다고 한다. 주류 제조 면허가 없는 LG전자가 현행 주세법상 시음 없이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고무적인 성과다. 최 위원은 “스타일러 등 신(新)가전들도 초기 입소문을 타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며 제품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 8월 13일자)

소견)근무 중 ‘합법적인 음주’라는 이유로 다른 팀 연구원들의 부러움을 잔뜩 샀지만 남모를 고충도 있었다. 맛을 찾기 위해 2000번 넘는 실험을 거듭하며 버려야 했던 맥주만 30t이 넘고 회식은 수제 맥주집통해 개발한 세계최초 제품 베리굿.

by 이남은 2019. 8. 16. 00:35

굴지의 대기업 LG전자가 16일 공개한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가 화제다. 세계 최초 출시라는 점도 주목되지만 LG와는 다소 거리가 먼 ‘주(酒)류' 비즈니스에 그것도 험난한 규제가 놓여 있음에도 뛰어들어서다. 사업이 5년전 과장급 직원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16일 LG전자에 따르면 고객은 최대 400만원에 달하는 LG 홈브루를 구매하기 이전에 이 제품으로 만든 맥주 맛을 볼 수 없다. 주류법상 주류 판매 사업권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가 시음 등 행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베스트샵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시음은 불가하다. LG전자는 베스트샵 주변 맥주집에서 시음행사 진행을 타진했지만 이 또한 판매목적이어서 금지된다고 확인했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판매 조차 막혔다. 일본 법규상 가정에서 술을 담그는 양조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주류 사업권을 획득할만도 하지만 이 또한 녹록지 않다. LG전자 관계자는 "주류 사업권을 따기 위해서는 수톤에 달하는 담금 및 저장소 시설을 갖춰야 하고 추가적으로 인증 등 밟아야 할 규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제품 출시 언론 행사를 주한영국대사관에서 한 것도 맥즙 제조사가 영국업체인 것도 있지만 시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사관은 주세법 적용이 되지 않는다.

5년전인 2014년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사업파트가 아닌 기술 파트 선임(대리・과장급) 직원이였다. 시음 행사 등 제대로 홍보도 못해 개발 이전에 접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LG는 포기하지 않았다. 정순기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정수기 담당은 "당시 임직원 모두 좋은 아이디어로 평가했다"며 "캡슐형 수제 맥주는 처음이다 보니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2000회 넘게 시장 조사를 했고 폐기한 맥주도 30톤에 달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7월 16일 내용 일부)

소견)LG전자는 홍보 및 판매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내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세계 최초의 개발이라는데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진정 우수한 제품은 고객이 알아주고 자연스럽게 판매가 느는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by 이남은 2019. 7. 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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