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항만인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는 영화 '트랜스포머'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지난달 찾은 로테르담항(港)의 마스블락테(Maasvlakte) 2터미널엔 대형 크레인이 컨테이너 수백 개를 일사불란하게 옮기고 있었다. 사람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전기로 움직이는 크레인과 화물차의 기계음만 들릴 뿐 고요하다. 북해(北海)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만 스친다.

거대한 철제 크레인은 항구에 정박한 화물선에 실린 컨테이너를 성큼 들어 올려 항만에 차곡차곡 내려놓았다. 크레인의 키는 144m. 50층 건물 높이의 거대한 철제 기계는 묵묵한 하인처럼 배에서 땅으로 컨테이너를 하나씩 옮겼다. '봐주는 사람도 없는데 크레인이 움직여도 괜찮은 건가?' 물어볼 사람조차 없다.

이곳 로테르담 항구는 세계 최초로 무인 자동화 하역 시스템을 도입(2015년)한 곳이다. 사람의 지시를 받아 크레인이 배에서 컨테이너를 내려놓는 대신 인공지능(AI)이 알아서 '교통정리'를 하고 초대형 로봇(크레인)이 작업을 완료한다. 이런 무인 스마트 항구를 만들기 위한 준비에 15년이 걸렸다고 한다. 국내외 전문가를 모아 추진 전략을 세우고 노조와 길게 대화했다.

영·호남을 합친 정도 크기의 땅에 인구 1700만 명 수준인 네덜란드가 강소국(强小國) 입지를 굳힌 저력을 나는 이 항구에서 볼 수 있었다. 키워드는 AI를 활용한 치밀한 무인화, 그리고 그 변화를 가능케 한 치열한 인간 설득이었다.

로테르담항 터미널에 발을 내딛는 순간, 항구라면 으레 하역 노동자가 북적거리고 고함이 분주하게 오가리라 여겼던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이곳에서 인간은 육체노동은 기계에 맡기고, 그 기계를 움직이는 논리와 규칙을 마련하는 역할에 매진하고 있었다.
(조선일보 4월 3일 내용 일부)

소견)인구감소 대책으로 AI로 로봇을 가동하여 노동인력을 해결하고, 교육기관은 AI와 로봇이 할 수 없는 분야를 맡게할 인재를 키우면 되지 않겠습니까?

 

 

by 이남은 2019. 4. 6. 00:33

*최저임금 인상이 부를 '무인혁명'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재계는 물론, 학계·정관계 등에서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 면을 기대하는 시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하우스 뷰(회사 차원의 시각)’는 부정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대하는 면이 있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기대할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최저임금 인상이 부를 또 하나의 산업혁명이다.

옥스퍼드대 경제사 교수인 로버트 C. 앨런은 저서 ‘세계경제사’에서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유로 영국의 고임금 구조를 꼽았다. 빠른 도시화가 진행된 영국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높아 자본가들이 산업‘혁명’을 일으키고자 하는 수요가 컸다는 것이다. 영국은 자본 서비스 가격 대비 임금 수준이 인도의 3배 이상이었다(아래 그래프 참조). 자본가 입장에서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기계를 개발할 유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세계경제사에 따르면 1800년 기준 영국 성인의 식자율(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는 비율)은 53%로,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폴란드, 스페인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이 나라들의 식자율은 20~22%에 그쳤다. 영국보다 높은 유럽 국가는 지금도 외국어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받는 네덜란드 한곳(68%)뿐이었다. 앨런은 영국 식자율이 높았던 이유로 도시화를 꼽았다. 도시화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쓸 줄 아는 고학력자(?)가 늘어나고, 이들의 임금을 감당할 수 없어 산업혁명이 촉발됐다는 해석이다.

최저임금을 높여야만 하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또 다른 한 애널리스트는 갈수록 심화하는 취업난 속에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20대의 목소리가 높다는 의견도 전했다. “‘기득권’에 대한 젊은 층의 불만이 생각보다 훨씬 거셉니다. 이렇게 누적되다 보면 실력 행사가 일어날 수 있죠.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을 거예요”라고 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취업난은 더 심화될 수 있지만, 일단 민심은 ‘강력히’ 인상을 원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최저임금 인상으로 우리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현재 정치 구조상 최저임금을 다시 낮추거나 제자리걸음하는 일은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는 이 시스템에 적응해야 한다. 정부 측 얘기대로 매출을 올리거나, 아니면 폐업해야 한다.

한계 자영업자는 퇴출당할 것이고, 고용은 위축될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최저소득은 보장되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는 ‘일부’ 살아날 수 있다(정부 측 기대대로 된다면).

(조선비즈 8월 7일 내용 일부)

소견)기업은 무인화의 속도를 높일 텐데,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저렴한 노동자(중국인)가 끊임없이 유입돼 덜 진행된 측면이 있고 최저임금 1만원 시대는 무인화 열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무인화는 제2의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by 이남은 2018. 8. 1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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