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이 돼서 해외로 나가는 기업들이 오히려 부럽습니다. 우리는 그럴 능력도 없어 꼼짝없이 주저앉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베트남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은 호랑이를 키우는 꼴인데 정부가 심각성을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마당에 친(親)노동정책 일색이니, 안 갈 수가 없습니다.”

생산기지(공장) 해외이전과 관련해 현장에서 중소·중견기업들이 쏟아낸 목소리는 한결같이 절박한 비명에 가까웠다. 

특수강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인은 14일 “근래 해외이전을 타진하는 기업이 너무 많다. 문제의 심각성은 예전에는 해외에 나갈 때 직원들을 데리고 갔지만, 지금은 개발책임자·경리파트 등 핵심인원 외에는 심지어 사장까지 전체 직원들을 현지사람으로 쓴다는 것”이라며 “베트남 쪽 사람들도 임원진이나 간부로 승진할 기회가 없으면 그 회사에 들어가지 않는데, 우리 정부의 일자리 창출이나 투자촉진을 생각하면 어긋나도 너무 어긋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해외로 가는 원인은 규제가 전부가 아니다. 다른 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도로나 수도 등 기업이 필요한 인프라(SOC)를 무료로 지원해주면서 기업들을 끌어들인다”며 “그에 비해 우리는 뭐 하나 (규제를) 풀려고 해도 여기저기 얽히고설켜 포기하기 일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중소기업인은 “베트남에 수출하는 것은 완제품이 아니고 거의 다 중간재, 자본재에 쏠려 있는데, 이런 것들이 나중에 그들이 정착되면 호랑이를 키우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중국이 지금 그렇다”며 “그렇게 되기 전에 뭔가 특별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결국 우리 기업들이 왜 해외로 가는지를 깊이 생각하고, 가지 않고도 될 수 있도록 방법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중견기업인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주휴수당 등 여러 가지 상황이 안 좋으니까 해외로 가는 경우가 많다. 연구소나 경영인력만 한국에 두고 공장은 해외에 두는 식”이라며 “한쪽에서는 규제를 풀어준다고 투자를 하라고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모두 강화하고 있지 않나”고 성토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베트남 호찌민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베트남의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6.5% 상승하면서, 노동력 투입 비중이 높은 섬유·의류·염색 업종 기업 중에서는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근 국가인 캄보디아 또는 미얀마 등으로 공장이전을 고민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5월 14일자)

소견)경기침체에 친노동정책 일색이니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해외로 갈밖에 없는데? 베트남으로 생산기지 이전하는 것은 호랑이로 만드는 꼴인데 걱정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by 이남은 2019. 5. 19. 0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