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이 있다. 마찬가지로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도 사실은 공장 안팎을 청소하고 정리ㆍ정돈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공장 관리와 기업 경영의 기본이 되어 있어야 생산성도 올라가고 혁신적인 공정과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도 가능해진다.
 
지난달 대구 근처의 자동차부품 도장(塗裝) 공장을 방문했다. 직원 50여명 정도의 중소 제조업체인데,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참여한 이후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 고용 증가 등이 이루어진 성공 사례라고 해서 가보았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우리 중소기업의 현 주소를 파악할 수 있었고, 새로운 희망도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사장님의 개선 의지가 남달랐다. 다른 자동차부품 도장 공장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스스로 공정을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끝없이 내고 있었다. 앞면과 뒷면은 물론 측면과 곡면을 균일하게 칠하는 것이 핵심기술이다. 그 결과 1차 벤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내가 일하기 싫은 생산라인에 우리 직원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도록 하는 게 싫었다”는 발언과 더불어 그 라인을 클린하게 개선했다는 얘기는 대단히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스마트공장 사업에 지원한 것이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 스마트공장 담당자가 현장을 방문하여 대표자의 혁신 의지를 확인한 후 작년 하반기부터 전문가 멘토들이 사업장에 상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바로 들어간 것이 아니다. 혁신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다고 판단했다. 공장 안팎과 작업 환경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정리ㆍ정돈하는 ‘3정5S’(정품·정량·정위치(3정)/ 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화(5S)) 운동부터 시작했다. 원료나 부품이 들어와서 검사와 준비 작업을 거쳐 도장을 마치고 다시 납품되는 모든 공정을 외부 전문가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재검토했다고 한다. 전기콘센트와 냉장고까지 손봤다고 한다. 이런 기본 작업 이후에 스마트공장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 공장은 선택받은 곳이었다. 스마트공장 사업의 전문가 멘토들이 모두 삼성출신 엔지니어들이었다. 국내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상생과 협력 차원에서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3정5S' 운동은 물론 스마트공장 기초단계 작업까지 도와준 것이다. 개선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해 함께 미팅하고 토론하면서 기업 여건에 맞는 혁신을 도왔다.

그 결과 요즘같이 어려운 경영환경 하에서도 물량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으며, 바로 옆의 공장을 추가로 구입하여 라인을 증설하고 있었다. 공정을 개선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걱정하던 직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고 한다. 위험하고 힘든 작업이 줄어들거나 사라졌고 대신 작업 환경이 훨씬 깨끗해지고 안전해졌기 때문이다.

(아시아타임즈 5월 6일 내용 일부)

소션)스마트공장에 들어가기 이전에 공장 관리의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기업들이 아직도 많습니이다. 하지만, 그러한 작업을 거친 이후에는 불량률이 낮아지고 생산성은 올라가고 고용도 늘어났다는 점도 있으니 기대해도 좋습니다.

 

by 이남은 2019. 5. 10. 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