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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속도를 내려면 순풍(順風)만 필요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배를 몰아본 사람은 안다. 처음 배를 움직일 때는 순풍이 도움을 준다. 일정한 속도가 붙고 나면 그만이다. 순풍이 주는 추진력은 배와 바람의 상대속도로 결정되기 때문에, 바람과 배의 속도가 같아지면 더 이상 힘을 얻지 못한다. 배가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역풍(逆風)이 필요하다. 맞바람의 방향에 맞춰 적당히 돛의 각도를 틀어주면 강한 추진력이 생긴다. 배가 빨라질수록 강한 바람을 맞으면서 추진력은 점점 더 세진다.
항공기를 운항할 때도 마찬가지다. 비행기가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날개의 양력을 높여줄 역풍이 필요하다. 착륙할 때도 역풍을 받아야 활주로에서 빨리 멈출 수 있다. 공항마다 풍향에 맞춰 활주로의 이착륙 방향을 수시로 조정하는 이유다.
순풍과 역풍의 역설(逆說)은 물리학의 세계에만 있지 않다. ‘순풍에 돛 단 듯이’ 일사천리로 내달리려다가 낭패를 당하고 패가망신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우리 주위에 넘쳐난다.
주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숱한 ‘불통(不通)’ 논란을 빚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참고할 만한 이야기다. 요즘 국내 생산 소비 투자 수출 고용 등 거의 모든 경제지표의 하락·감소·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심각한 위기상황’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이 문제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말에만 귀를 기울이는’ 게 치명적인 문제라는 세간의 우려가 크다.
(한국경제 5월1일 내용 일부)
소견)역풍도 축복이지만 ‘순풍에 돛 단 듯이’ 일사천리로 내달리려다가 낭패를 당하고 패가망신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우리 주위에 넘쳐나서 걱정이 아닐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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