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4일 전국 33개 자동차 부품사를 대상으로 한 심층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38%가 “해외 이전 (투자 포함)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큰 경영상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인건비 부담’(29%)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한국 자동차산업이 좀처럼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후유증, 미·중 무역 전쟁 등 악재가 끊이지 않으면서다. 2년 넘게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자동차산업이 경쟁력을 잃은 근본 원인으로 경직된 노동시장과 높은 인건비, 낮은 생산성 등을 꼽는다. ‘습관성 파업’에 찌든 노동조합 리스크도 글로벌 경쟁력을 좀먹는 요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고질적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깨지 못하면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도 한국이 높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평균 12.1%에 달했다. 매출 1조원 대비 들어가는 임직원 임금이 1210억원이란 얘기다. 이에 비해 도요타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5.8%(매출 1조원 대비 580억원)로 한국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 독일 폭스바겐도 10.5%로 한국보다 1.6%포인트 낮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으면 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 여력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그랬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R&D 투자액은 4조4213억원이다. 폭스바겐, 도요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현대·기아차의 매출 대비 R&D 비중(작년 기준·2.9%)은 도요타(3.5%), 폭스바겐(5.8%), GM(5.3%)보다 낮았다. 부품회사도 마찬가지다.
(한국경제 7월 5일 내용 일부)

소견)인건비는 상대적으로 높은데 생산성은 되레 떨어진다. 한국(완성차 5개사 기준)에서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HPV·2015년 기준)은 26.8시간이다. 도요타(24.1시간)와 GM(23.4시간)보다 각각 11.2%, 14.5% 더 길어 제조경쟁력이 없으며 노조의 파업병을 고치지 못하면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다시 경쟁력을 확보하긴 쉽지 않다. 낮은 생산성을 높은 생산성으로 올리는 길밖에 없다.

by 이남은 2019. 7. 8. 0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