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제조업 살린다는 혁신 상징… 스마트공장의 ‘불편한 진실’
막상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정부가 1억 원을 내면 기업도 1억 원을 내야 하는 매칭구조를 악용해 중소기업에 예산을 따주겠다며 접근하는 브로커까지 등장했다. 중소기업들이 현금 대신 인력 등 현물로 투자하겠다는 서류를 대신 작성해 주고는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따게 해 중간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이다.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한 중소기업 중에는 이미 “시스템을 창고에 처박아 뒀다”고 말하는 곳도 있다. 외부 전문가들이 스마트공장을 설치하고 제대로 교육하지 않은 채 곧바로 철수한 탓이다. 중소기업은 생산량이나 속도 등을 조절하려 해도 이 시스템을 다룰 만한 인력이 없다. 정부는 10인 이상인 중소 제조기업의 50%에 스마트공장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대로라면 중소 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은 무용지물이 될 공산이 크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예산을 노린 브로커의 등장과 중소기업의 미숙한 활용은 어찌 보면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 현재 국내 스마트공장은 독일 지멘스나 미국의 GE, 프랑스의 슈나이더일렉트릭과 같은 해외 기업들의 기술로 생겨나고 있다. 이들의 기술과 시스템이 적용되면 향후 유지 관리 보수에서도 해외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자동화로 국내에서 사라지는 일자리가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창출되는 고급 일자리로 바뀔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방식이라면 그 과실은 한국 기업에 돌아올 수 없는 구조다.
무엇보다 제조업 혁신을 위한 스마트공장이 자칫 제조업 위기의 불씨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자동화의 기반 위에서 이뤄지는 스마트공장은 필연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된다. 과거 포드도 이른바 테일러리즘이라는 자동화를 통해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시간을 12.5시간에서 1.33시간으로 단축했다. 당연히 일자리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물론 나중에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동차 소비가 대규모로 늘어 상황이 반전되긴 했다. 한 대당 발생하는 일자리 수가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보다 훨씬 많아지면서 선순환에 성공했던 것이다.
'저비용 고효율 자동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마트팩토리, 4차 산업혁명의 아이콘 (1) | 2019.02.11 |
---|---|
스마트팩토리, 4차 산업혁명의 아이콘 (1) | 2019.02.03 |
日 스마트팩토리 엑스포서 한국이 배울 세 가지 교훈 (1) | 2019.01.30 |
로봇의 시대, 일본은 ‘로봇 렌탈의 시대’ 접어든다 (1) | 2019.01.26 |
경기중소기업연합회, 제조 현장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중소기업 맞춤형 ‘스마트팩토리‘ 지원 사업 시행 (1) | 2019.01.22 |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