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명품 자동차를 탄생시킨 독일의 품질 제일주의가 제 2차 세계대전에서는 ‘독’이 된 셈이다. 

전쟁이 끝난 뒤 컨베이어 벨트를 활용한 대량생산 체제는 자동차 대중화에 기여했다. 미국은 종전 후 폐허가 된 유럽 지역을 재건하는 사업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였다. 2차 세계대전은 미국이 1929년 발발한 대공황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됐다. 미국인의 삶이 풍요로워지자 자동차 수요도 늘었다. 

대공황 타개를 위해 1930년대 전개된 뉴딜정책으로 도로,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이 구축된 것도 전후 미국 제품의 수출에 기여한 동시에 자동차 산업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여기에 전쟁 기간 동안 탱크, 전투기 등을 생산하며 쌓은 대량생산 노하우와 늘어난 자동차 수요가 결합해 성능은 우수하면서 가격은 저렴한 자동차가 잇달아 출시됐다. 자동차 대중화가 본격화됐다. 

소품종 대량생산 시스템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진화했다. 나사 단위로 부품을 조립하는 방식 대신 어셈블리라는 큰 단위 부품으로 공급받아 레고처럼 제품을 만드는 부품 모듈화, 폭스바겐 MQB(Modulare Quer Bautasten)처럼 한 개의 플랫폼으로 여러 차종을 생산하는 모뮬러 플랫폼을 통해 생산비용을 줄였다. 

하지만 ‘대량생산의 총아’ 컨베이어 벨트는 혼류 생산 시대에도 여전히 살아남았다. 컨베이어 벨트의 효율성을 대체할 만한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퓨터 기반 생산 시스템과 무인로봇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 자리에 무인운송로봇(AGV)이 들어오고 있다. 자동화 공장에서 부품을 나르는 역할을 주로 맡았던 AGV가 직접 생산 라인에 투입된 셈이다.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인 만트럭·버스(MAN truck·bus)는 뮌헨 공장에서 AGV를 생산라인에 투입한다.

차축(액슬) 생산 공장에는 생산 라인을 따라 길게 이어진 컨베이어 벨트 대신 AGV 수십 대가 컨베이어 벨트 위에 있는 것처럼 일렬로 움직인다. 작업자들은 작업공간에 AGV가 멈추면 정해진 부품을 조립한다. 한 라인에서 작업이 끝나면 AGV 스스로 움직여 다른 생산라인으로 이동한다. 

부품 조립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해당 부품을 운반하는 AGV만 라인에서 벗어나 정해진 리워크(Rework) 장소로 이동한다.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라인으로 복귀한다. 

한 개의 생산 라인에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혼류 생산을 할 때도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보다 AGV 한 대 한 대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 더 효율적이다. 

(매일경제 4월 30일 내용 일부)

소견)컨베이어 벨트에서 진화한 AGV는 ‘소품종 대량생산의 총아’ 컨베이어 벨트 뒤를 이어 ‘다품종 소량생산’의 총아로 자리잡아 가고 있어 향후 기대가 됩니다.

by 이남은 2019. 5. 3. 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