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보다 무서운 것


한국 기업인들은 아직도 중국산이라면 ‘싸구려’ ‘모조품’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복제품 산자이(山寨)의 메카였던 광둥성 선전의 화창베이(華强北) 거리는 요즘 문을 닫는 가게가 속출하고 있다. 싸구려 모조품을 팔아 임차료 내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선전은 어느덧 글로벌 기업들도 인정하는 중국 최대 ‘혁신 마당’이 됐다.

세계에 28개 연구소를 운영 중인 ‘도무지 중국 기업답지 않은’ 화웨이, 중국 최대 스마트폰 기업 부부가오(步步高),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BYD, 드론(무인항공기) 시장을 개척한 다장커지 등이 모두 선전에 둥지를 틀었다. 8억 명의 이용자 기반 위에서 갖가지 인터넷 융합을 실험하고 있는 정보기술(IT) 공룡 텅쉰도 선전에 본사가 있다. 지난해 한국에 ‘대륙의 실수’ 신드롬을 일으킨 샤오미도 본사는 베이징이지만 외주 생산은 선전에 맡긴다.

중국 시장은 수천 년에 걸친 지방 이기주의가 여전해 파편화한 특징이 남아 있다. 그러나 물류 유통의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에서는 전국형 시장이 조기 출현할 수 있었고 4G(4세대) 통신의 등장으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빨라졌다. 2010년 탄생한 샤오미가 불과 4년 만에 중국 최대 스마트폰 기업으로 일시나마 등극할 수 있었던 것도 이 흐름을 탄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은 이제 글로벌 혁신기업들이 자신의 구상을 현실화하는 테스트베드(test bed)로까지 떠올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뒤늦게 “중국은 더 이상 짝퉁 천국이 아니다”고 공식 인정한 것을 한국 기업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경제 6월 20일 내용 일부)

소견)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한국의 중국사업은 여러모로 타격을 입고 있지만 사드보다 더 무서운 것은 중국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혁신 열기입니다.


by 이남은 2017. 6. 26. 00:30